지옥에 대한 교리가 이토록 혼란스럽게 된 배경에는 성경 번역의 오류도 큰 몫을 했습니다. 성경을 번역하는 사람이 자신의 사상과 편견에 의지해서 번역함으로써 지옥에 대한 교리에 큰 혼돈과 문제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악인이 죽으면 곧바로 지옥불에 떨어져서 영원히 불탄다는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성경을 번역함으로써 “지옥”이라고 번역하지 말아야 할 단어들이 지옥으로 번역되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지옥으로 번역된 원어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봄으로써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지옥은 히브리어와 헬라어의 4가지 원어로부터 번역되었습니다. 구약성경에서는 “스올”이라는 히브리어가 지옥으로 번역되었고, 신약성경에서는 하데스, 타르타루스, 게헨나라는 헬라어가 지옥으로 번역되었는데, 번역하는 과정에 오류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성경에서 지옥으로 번역된 4가지 원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어의 의미를 알면, 지옥에 대한 오해가 벗겨지게 됩니다.
구약성경에서 “음부”로 번역된 “스올”
구약성경에서 지옥이라는 뜻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sheol(스올)”인데, 그 뜻은 “보이지 않는 세계”(the unseen world)입니다. 한글성경에서는 “스올”이 주로 “음부”로 번역되어 있는데, 영어성경이나 흠정역에는 번역하는 사람의 주관과 사상에 따라서 31번은 “무덤”으로, 31번은 “지옥”으로, 그리고 3번은 “구덩이”로 번역되었기 때문에 더욱더 큰 혼란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맥을 살펴보면 “음부”로 번역된 “스올”이라는 곳이 사람(의인 또는 악인)이 죽었을 때 들어가게 되는 “무덤”을 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히브리어 “스올”=무덤)
성도 여러분, 한글성경에서 “음부”로 번역된 “스올”이란 말은 “무덤”이란 뜻으로 이해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스올”을 지옥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야곱, 욥, 다윗과 같은 의인들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갔다는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믿음의 조상 중 하나인 야곱은 자신이 죽으면 음부로 내려간다고 했습니다. “내가 슬퍼하며 음부(스올)에 내려 아들에게로 가리라”(창 37:35). 이 말씀은 야곱이 죽어서 무덤으로 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만일 이 말씀에 나오는 “음부”(스올)를 지옥으로 해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야곱이 죽어서 지옥으로 내려간다는 전혀 엉뚱한 뜻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애굽의 무리를 애곡하고 그와 유명한 나라 여자들을 구덩이(스올)에 내려가는 자와 함께 지하(스올)에 던지며 … 이제는 구덩이(스올)에 내려가는 자와 함께 수치를 당하고 살륙당한 자 중에 뉘었도다”(겔 32:18,25). 이 말씀에 나오는 “구덩이”와 “지하”는 어떤 곳을 말하는 것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에 나오는“구덩이”와 “지하”를 지옥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아닙니다. 여기서도 “무덤”으로 해석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26절에서 그들이 가는 곳을 “무덤”이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 메섹과 두발과 그 모든 무리가 있고 그 여러 무덤은 사면에 있음이여”(겔 32:26). 이처럼 히브리어 “스올”이 “구덩이”나 “지하”로 번역되었지만, 그 의미는 항상 “무덤”인 것입니다.
시편 기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예언을 기록하면서 예수께서 잠시 머무실 곳을 “음부”라고 예언했습니다. “이는 내 영혼을 음부(스올)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지 않게 하실 것임이니이다”(시 16:10). 이 말씀에서도 “음부”는 지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3일 동안 머무실 무덤을 뜻합니다.
20세기에 들어와서, “지옥”으로 번역된 “스올”이 문맥과 전체적인 의미에 맞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자, 새국제역(NIV)은 “지옥” 대신에 “무덤”으로 번역함으로써 잘못된 번역을 수정했습니다. 근래에 번역된 대부분의 영어성경에서는 성경 문맥과 신학상의 문제 때문에 원어인 “스올”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지옥 대신에 무덤으로 번역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한글성경에서는 아직 수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스올”을 지옥으로 해석하면, 다음에 소개하는 욥, 다윗과 같은 의인들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갔다는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1) 의로운 욥도 죽으면 “스올”로 내려간다고 하였다: 욥 14:13 ; 17:13-16
2) 다윗도 죽으면 갈 곳이 “스올”이라고 하였다: 시편 18:4,5 ; 30:3
신약성경에서 지옥으로 번역된 헬라어 3가지
신약성경에는 지옥(hell)으로 번역된 말이 모두 23번 나오는데, 그 가운데 10번은 “하데스”(hades), 12번은 “게헨나”(gehenna) 그리고 나머지 1번은 “타르타루스”(tartarus)라는 헬라어가 지옥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신약성경에서도 번역 상의 오류 때문에 지옥에 대한 오해가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1. “하데스”는 지옥이 아니라 무덤이다
“하데스”는 구약성경의 “스올”에 해당하는 단어로서 “무덤”을 뜻하지만 종종 지옥으로 번역되어 있어서 혼돈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음의 두 성경절은 동일한 말씀인데, 시편에서는 “스올”을 사용하고, 사도행전에서는 “하데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 “이는 내 영혼을 음부(스올=무덤)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지 않게 하실 것임이니이다”(시 16:10)
신약성경: “이는 내 영혼을 음부(하데스=무덤)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음을 당치 않게 하실 것임이로다”(행 2:27)
소아시아의 무덤에 있는 묘비를 보면, 묘비 위에 기록된 “ooo의 무덤”이라는 글에서도 “하데스”라는 단어가 “무덤”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데스”는 신약성경에서 종종 “지옥”이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그 의미는 죽은 악인들의 영혼이 불타는 지옥이 아니라, 죽으면 우리 모두가 가게 되는 “무덤”이나 “죽음” 자체를 뜻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을 때 문맥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20세기 이후에 번역된 성경들은 “하데스”를 “무덤” 또는 원어 그대로 “하데스”로 표현함으로써, “하데스”를 “지옥”으로 번역할 때에 생기는 문맥상 그리고 신학상의 혼란을 피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성도 여러분, 신약성경의 “하데스”는 구약성경의 “스올”처럼, 의인과 악인이 들어가게 되는 “무덤”이라는 뜻의 용어입니다.(히브리어 “스올”=헬라어, “하데스”=무덤)
2. “타르타루스”는 영원히 불타는 지옥이 아니라 “지구”이다
“타르타루스”라는 단어는 베드로후서 2장 4절에 나오는데 한글성경에는 “지옥”으로 번역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치 아니하시고 지옥(타르타루스)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으며”(벧후 2:4)
어떤 분들은 이 말씀을 지적하면서 지금 지옥이 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악한 천사들이 지금 지옥불 속에서 붙타고 있다는 말인가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치 아니하시고 지옥(타르타루스)에 던져.”
그런데 동일한 단어(타르타루스)가 유다서에서는 “흑암”이라는 말로 번역됨으로 혼돈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자기 지위를 지키지 아니하고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 큰 날의 심판까지 영원한 결박으로 흑암(타르타루스, a dark abyss, 어두운 구덩이)에 가두셨으며”(유 1:6)
베드로후서 2장에서는 지옥으로 번역되었던 “타르타루스”가, 유다서에서는 흑암(어두운 구덩이)으로 번역됨으로써 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범죄한 천사들이 갖혀 있다는 “지옥”과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 가둔 “흑암”은 어디를 말할까요? 계시록 12장에는 사탄과 악한 천사들이 땅(지구)으로 쫓겨 내려왔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하늘에 전쟁이 있으니 미가엘과 그의 사자들이 용으로 더불어 싸울새 용과 그의 사자들도 싸우나 이기지 못하여 다시는 하늘에서 저희의 있을 곳을 얻지 못한지라 큰 용이 내어 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단이라고도 하는 온 천하를 꾀는 자라 땅(지구)으로 내어 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저와 함께 내어 쫓기니라”(계 12:7-9)
그러므로 “범죄한 사탄과 악한 천사들이 던져져서 심판의 날까지 흑암 가운데 가두워진 곳”과 “천사들을 큰 날 심판까지 가둬 놓은 곳”은 지구입니다.
요한계시록 20장에 나오는 천년기에서도 사탄과 그의 천사들이 천 년 동안 “무저갱”(abyss, 어두운 구덩이)에 결박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에 나오는 “무저갱”(abyss, 어두운 구덩이)도 “지구”를 뜻합니다. 그러므로 베드로후서 2장 4절에 “지옥”으로 번역되었고, 유다서 6절에 “흑암”(abyss)으로 번역된 “타르타루스”는 지구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3. “게헨나”는 영원히 불타는 지옥일까요?
신약성경에서 게헨나(gehenna)는 모두 12번 “지옥”이란 말로 번역됨으로써, 가장 많은 횟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헨나는 12번 중에서 단 한 번(약 3:6)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수께서 친히 사용하셨던 특이한 표현입니다. 그중에서 마가복음 9장에 나오는 말씀은, “영원히 불타는 지옥”을 입증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성경절입니다.
“한 눈으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두 눈을 가지고 지옥(게헨나)에 던지우는 것보다 나으리라 거기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막 9:48)
번역상의 오류 때문에 “게헨나”가 한글성경에 지옥이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게헨나”는 “영원히 불타는 지옥”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2가지 증거가 있습니다.
증거1
게헨나는 히브리어로 골짜기를 뜻하는 “게”(ge)와 인명인 “힌놈”(Hinnom)이 합성되어 생긴 단어로서 게헨나는 “힌놈의 골짜기”란 뜻을 갖고 있는 특정 지역의 이름입니다. 구약성경에는 “힌놈의 골짜기”라는 지역명이 여러 번 기록되어 있습니다(수 18:16).
“힌놈의 골짜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게헨나는 예루살렘 남쪽 비탈 아래의 계곡을 가리키는 지명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서 “힌놈의 골짜기”(gehenna)는 저주와 살륙을 의미하는 장소였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숭배에 빠져서 게헨나(힌놈의 골짜기)에서 자녀들을 몰렉신에게 불태워서 바치는 제사를 드렸습니다.
“아하스가 … 이스라엘 열왕의 길로 행하여 힌놈의 아들 골짜기(게헨나)에서 바알들의 우상을 부어 만들고 … 그 자녀를 불사르고”(대하 28:1-3)
예레미야 선지자는 이 골짜기가 장차 살륙의 골짜기로 불려지게 될 것을 예언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힌놈의 아들의 골짜기(게헨나)에 도벳 사당을 건축하고 그 자녀를 불에 살랐나니 … 살륙의 골짜기라 칭하리니 … 이 백성의 시체가 공중의 새와 땅 짐승의 밥이 될 것이나 그것을 쫓을 자가 없을 것이라”(렘 7:31-33)
실제로 요시아 왕은 힌놈의 골짜기(게헨나)에 죄인들의 시체와 각종 쓰레기를 버리고 불태웠습니다. 그 골짜기에는 항상 처형당한 죄인의 시체와 죽은 동물의 시체와 쓰레기 때문에 항상 구더기들이 들끓었으며, 그것들을 태우는 연기가 계속해서 올라갔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게헨나”, 곧 “힌놈의 골짜기”라고 불리웠던 예루살렘 성 밖의 남쪽 골짜기는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장차 악인들이 최후의 형벌을 받게 될 장소로 여겨졌습니다. 유대인들의 마음속에 “힌놈의 골짜기”는 지옥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악인들이 최후의 심판 날에 “게헨나”, 즉 “힌놈의 골짜기”에 던져질 것이라고 경고하셨던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구더기와 쥐들이 계속해서 각종 동물의 시체들을 뜯어 먹는 장면을 지적하시면서, 지옥의 완전한 멸망의 모습을 설명하셨던 것입니다.
“만일 네 눈이 너를 범죄케 하거든 빼어 버리라 한 눈으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두 눈을 가지고 지옥(게헨나, 힌놈의 골짜기)에 던지우는 것보다 나으리라 거기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마 9:48)
증거2
만일 한글성경에서 지옥이라고 번역된 “게헨나”가 유황불이 영원히 불타고 있는 지옥이라면, 어떻게 “구더기”가 그곳에서 죽지 않고 영원토록 살 수 있겠습니까? “거기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어떤 사람들은 여기에 나오는 구더기들을 사람의 혼(soul)으로 해석하는데, 그런 해석은 예수께서 하신 말씀의 의도와 전혀 다릅니다. 왜냐하면 성경 전체에서 “구더기”를 사람의 혼으로 표현하거나 상징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기 때문입니다. 구더기와 지옥의 유황불은 결코 함께 어울릴 수 없는 단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게헨나”는 한글성경에서 모두 “지옥”이란 말로 번역되었지만(마 5:22,29,30 ; 10:28 ; 23:33), “게헨나”가 사람이 죽은 뒤 몸을 떠난 혼백이 영원토록 불 속에서 고통받는다는 의미로 사용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게헨나”가 지옥의 의미로 사용되었을 때는 항상 그리스도의 재림과 연관된 심판의 때에 몸 전체가 유황불에 소멸되는 장소로 묘사되었습니다(마 5:22 ; 25:41 ; 마 10:28 ; 5:29,30).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게헨나)불에 들어가리라”(마 5:22)
“…온 몸이 지옥(게헨나)에 던지우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마 5:30) ■